로젠버그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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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로젠버그 부부는 1950년대 냉전 시대에 간첩 혐의로 기소되어 사형된 부부이다. 줄리어스 로젠버그는 엔지니어였으며, 아내 에텔 로젠버그는 그의 간첩 활동을 도운 혐의를 받았다. 이들은 소련에 미국의 핵무기 관련 기밀 정보를 제공한 혐의로 체포되었고, 재판 과정에서 증언의 번복과 논란이 있었다. 1951년 사형이 선고되었고, 1953년 전기의자로 처형되었다. 이 사건은 사형의 정당성, 증거의 신빙성, 냉전 시대의 반공주의 열풍 등 다양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1990년대 이후 공개된 기밀 문서들을 통해 줄리어스의 간첩 혐의는 사실로 밝혀졌지만, 에텔의 역할에 대해서는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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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젠버그 부부 | |
|---|---|
| 기본 정보 | |
 | |
| 본명 | 줄리어스 로젠버그: 줄리어스 로젠버그 에델 그린글래스 로젠버그: 에델 그린글래스 로젠버그 |
| 출생일 | 줄리어스 로젠버그: 1918년 5월 12일 에델 그린글래스 로젠버그: 1915년 9월 28일 |
| 출생지 | 줄리어스 로젠버그: 미국 뉴욕주 뉴욕 맨해튼 에델 그린글래스 로젠버그: 미국 뉴욕 주 뉴욕 맨해튼 |
| 자녀 | 마이클 미어폴 로버트 미어폴 |
| 사망일 | 1953년 6월 19일 |
| 사망지 | 미국 뉴욕주 오시닝 싱싱 교도소 |
| 사망 원인 | 전기 의자 사형 집행 |
| 안장지 | 미국 뉴욕주 웰우드 묘지 |
| 범죄 정보 | |
| 유죄 판결 | 간첩 행위 공모 (50 U.S.C. § 32) |
| 형벌 | 사형 (전기 의자 사형 집행) |
| 범죄 상태 | 사형 집행 |
| 관련 정보 | |
| 간첩 활동 | 소련을 위한 간첩 행위 |
2. 초기 생애와 교육
줄리어스 로젠버그는 1918년 5월 12일, 러시아 제국에서 이주한 유대인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났다. 그가 11살 때 가족은 뉴욕의 로어 이스트 사이드로 이사했다. 줄리어스는 세워드 파크 고등학교에 다니는 동안, 그의 부모는 로어 이스트 사이드의 상점에서 일하며 생계를 유지했다. 그는 대공황 시기에 뉴욕 시립 대학교에 진학하여 미국 공산주의 청년 동맹의 지도자로 활동했으며, 1939년에 전기 공학 학위를 취득했다.[11]
에텔 그린글라스는 1915년 9월 28일, 맨해튼의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났다. 그녀에게는 훗날 로젠버그 부부 사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는 남동생 데이비드 그린글라스가 있었다. 에텔은 본래 배우와 가수를 꿈꿨으나, 현실적인 이유로 해운 회사에서 비서로 일하게 되었다. 노동 운동에 참여하면서 자연스럽게 미국 공산주의 청년 동맹에 가입하게 되었고, 1936년 그곳에서 줄리어스를 만났다. 두 사람은 3년 후인 1939년에 결혼했다.[12]
3. 간첩 활동
율리우스 로젠버그는 1940년 뉴저지주 포트 몬머스에 위치한 미국 육군 통신대 공학 연구소에서 근무를 시작하여 1945년까지 엔지니어 검사관으로 일했다. 그러나 과거 미국 공산당에 가입했던 이력이 드러나면서 미국 육군으로부터 해고되었다.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포트 몬머스에서는 전자, 통신, 레이다, 미사일 및 유도탄 제어 시스템 등 중요한 군사 기술 연구가 진행되고 있었다.
율리우스의 전 정보 요원이었던 알렉산더 페클리소프가 2001년에 출간한 책에 따르면, 율리우스는 1942년 노동절에 전 첩보 책임자 세묜 세묜노프에 의해 소련 내무인민위원회(NKVD) 소속 간첩으로 처음 포섭되었다. 당시 소련은 1941년 6월 나치 독일의 침공 이후 진주만 공격을 계기로 미국을 포함한 서방 연합국과 동맹 관계를 맺은 상태였다. 율리우스는 미국 공산당 고위 간부이자 얼 브라우더의 NKVD 연락책이었던 버나드 슈스터를 통해 세묜노프에게 소개되었다. 1944년 세묜노프가 모스크바로 소환되자, 그의 임무는 페클리소프가 이어받았다.
율리우스는 에머슨 라디오에서 근무하며 수천 건의 기밀 보고서를 소련 측에 제공했으며, 여기에는 완전한 형태의 근접 신관도 포함되어 있었다. 페클리소프의 지휘 아래, 율리우스는 조엘 바, 알프레드 사란트, 윌리엄 펄, 모튼 소벨 등 자신과 뜻을 같이하는 여러 엔지니어를 NKVD 협력자로 포섭했다. 특히 윌리엄 펄은 율리우스의 지시에 따라 국가 항공 자문 위원회에서 빼낸 수천 건의 문서를 페클리소프에게 전달했는데, 여기에는 미국 최초의 작전용 전투기인 록히드 P-80 슈팅 스타의 설계 및 생산 도면 전체가 포함되어 있었다. 페클리소프는 율리우스를 통해 에텔의 남동생 데이비드 그린글라스가 로스앨러모스 국립 연구소에서 기밀 정보인 맨해튼 계획에 참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율리우스에게 그린글라스를 포섭하라고 지시했다.
1944년 2월, 율리우스는 오크리지 국립 연구소의 공장 설계를 담당하던 엔지니어 러셀 앨턴 맥너트를 포섭하여 맨해튼 계획 관련 정보의 두 번째 출처를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이 성공으로 율리우스는 100USD의 보너스를 받았다. 맥너트의 포섭을 통해 소련은 무기급 핵 물질 제조 공정에 대한 기밀 정보에 접근할 수 있게 되었다.
미국은 맨해튼 계획과 관련하여 소련과 정보를 공유하거나 도움을 요청하지 않았다. 서방 세계는 소련이 예상보다 훨씬 빠른 1949년 8월 29일에 첫 핵무기 실험인 "조 1(Joe 1)"을 성공시키자 큰 충격을 받았다. 하지만 소련 핵 개발 프로젝트 책임자였던 라브렌티 베리야는 해외에서 입수한 첩보를 설계팀에 직접 전달하기보다는, 개발 과정에서 제3자 검증 수단으로만 활용했다. 설계팀은 첩보 활동 자체에 대해 알 수 있는 보안 인가를 받지 못했으며, 핵 개발은 기본적으로 소련 자체 역량으로 진행되었다. 소련의 핵 개발 속도는 확보 가능한 우라늄 양에 크게 좌우되었기 때문에, 첩보 활동이 구체적으로 얼마나 시간을 단축시켰는지 정확히 판단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학계의 평가이다.
4. 체포 및 재판
1950년 1월, 맨해튼 계획에 참여했던 독일 출신 이론물리학자 클라우스 푹스가 전쟁 중 소련에 기밀 문서를 넘긴 사실이 밝혀졌다. 푹스는 자신의 미국 내 연락책으로 해리 골드를 지목했고, 골드는 1950년 5월 23일에 체포되었다.[20] 골드의 자백을 통해 6월 15일, 에텔 로젠버그의 남동생 데이비드 그린글라스가 FBI에 간첩 혐의로 체포되었다. 그린글라스는 골드를 통해 소련에 기밀 정보를 넘겼다고 자백했고, 1944년 뉴멕시코주 앨버커키에서 매형 줄리어스 로젠버그가 자신을 포섭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줄리어스가 기밀 정보를 받아 소련 연락 요원 아나톨리 야코블레프에게 전달했다고 증언했다. 이 연결 고리는 로젠버그 부부의 유죄 판결에 중요한 증거가 되었다.[21][22]
그린글라스의 자백을 바탕으로 1950년 7월 17일, 줄리어스 로젠버그가 간첩 혐의로 체포되었다.[23] 이어 8월 11일, 에텔 로젠버그도 체포되었다.[22] 또 다른 공모자로 지목된 모튼 소벨은 그린글라스 체포 후 멕시코시티로 도피했으나, 1950년 8월 16일 멕시코 경찰에 체포되어 다음 날 미국으로 송환되었다. 소벨은 멕시코 비밀경찰에 납치되어 강제로 미국 국경으로 넘겨졌다고 주장했으나, 미국 정부는 그가 은행 강도 혐의로 체포되어 합법적으로 인도되었다고 반박했다.[24][25]
로젠버그 부부와 소벨에 대한 재판은 1951년 3월 6일 미국 뉴욕 남부 지방 법원에서 시작되었다. 어빙 카우프만 판사가 재판을 주재했으며, 검찰은 어빙 세이폴 검사와 로이 콘 등이 이끌었고, 변호는 에마누엘 블로크가 맡았다.[31][32] 검찰 측 핵심 증인 데이비드 그린글라스는 나가사키에 투하된 팻 맨과 같은 내파형 원자 폭탄의 단면 스케치를 줄리어스에게 넘겨주었다고 증언했다.[33]
1951년 3월 29일, 로젠버그 부부는 간첩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4월 5일, 카우프만 판사는 1917년 간첩법 제2조에 따라 부부에게 사형을 선고했다.[34] 이 법은 "국가 방위 관련 정보"를 외국 정부에 전달하려 한 경우 종신형 또는 사형에 처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었다.[35]
카우프만 판사는 사형 선고 이유로 로젠버그 부부의 간첩 행위가 한국 전쟁 발발과 미군 사상자 발생에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했다.[37]
> 나는 러시아인들에게 우리의 훌륭한 과학자들이 러시아가 폭탄을 완성할 것이라고 예측하기 몇 년 전에 A-폭탄을 넘겨준 당신들의 행위가, 내 생각에는, 한국에서의 공산주의 침략을 야기했고, 그 결과 5만 명 이상의 사상자가 발생했으며, 얼마나 많은 수백만 명의 무고한 사람들이 당신들의 반역의 대가를 치를지 누가 알겠는가. 사실, 당신들의 배신으로 당신들은 의심할 여지 없이 우리 나라에 불리하게 역사의 흐름을 바꾸었다.
훗날 검사였던 로이 콘은 자신이 카우프만 판사와 세이폴 검사가 이 사건에 배당되도록 영향력을 행사했으며, 카우프만 판사가 자신의 개인적인 권고에 따라 사형을 선고했다고 주장했다. 콘은 이후 조지프 매카시 상원 의원 밑에서 일하며 매카시즘 시대에 활동하게 된다.[36]
미국 정부는 다른 연루자들의 이름을 밝히고 죄를 인정하면 사형을 면하게 해주겠다고 제안했지만, 로젠버그 부부는 이를 거부하며 다음과 같은 성명을 발표했다.[27]
> 우리에게 무죄라는 진실을 부인하도록 요구함으로써, 정부는 우리 유죄에 대한 자체적인 의심을 인정하는 것입니다...우리는 죽음의 고통 속에서도 거짓 증언을 하도록 강요받지 않을 것입니다.
로젠버그 부부는 재판 내내 무죄를 주장했으나 사형 판결은 확정되었다. 이 판결은 미국 내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거센 논란과 함께 사면 운동을 촉발했다. 비판 여론에는 장폴 사르트르,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파블로 피카소 등 저명인사들도 참여했으며, 교황 비오 12세와 프랑스 대통령 뱅상 오리올 등도 관용을 호소했다.[96][97][98] 그러나 부부는 끝까지 자백을 거부했고, 사형은 집행되었다.
4. 1. 대배심 증언
1950년 2월 8일, 고든 딘 원자력 위원회 위원장 등 20명의 고위 정부 관계자들은 로젠버그 사건을 논의하기 위한 비밀 회의를 가졌다. 딘 위원장은 "로젠버그는 매우 큰 조직의 핵심 인물로 보이며, 그에게 사형의 그림자를 드리워 그를 무너뜨릴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그렇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검찰팀의 마일스 레인은 에텔에 대한 증거가 "그리 강력하지 않다"고 인정하면서도 그녀를 "유죄로 선고하고 엄중한 형벌을 내리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주장했다.[26] FBI 국장 J. 에드거 후버는 "아내에 대한 기소를 통해 줄리우스가 입을 열게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메모하며, 에텔의 기소를 남편 줄리어스를 압박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려는 의도를 내비쳤다.[27]
에텔에게 불리한 증거는 재판 시작 불과 열흘 전에 확보되었는데, 이는 그녀의 남동생 데이비드 그린글라스와 그의 아내 루스 그린글라스가 두 번째 FBI 조사를 받으면서 기존 진술을 번복했기 때문이다. 데이비드는 원래 자신이 수집한 원자력 정보를 뉴욕 거리 모퉁이에서 줄리어스에게 전달했다고 진술했으나, 두 번째 조사에서는 로젠버그 부부의 아파트 거실에서 정보를 건넸으며, 에텔이 줄리어스의 요청에 따라 메모를 "타이핑했다"고 말을 바꿨다. 루스 역시 두 번째 조사에서 남편의 변경된 진술을 뒷받침하며 다음과 같이 상세히 증언했다.
>줄리우스는 그 정보를 화장실로 가져가 읽었고, 밖으로 나와 에텔을 불러 이 정보를 즉시 타이핑해야 한다고 말했다 ... 에텔은 거실의 브리지 테이블에 놓인 타자기에 앉아 데이비드가 줄리우스에게 준 정보를 타이핑하기 시작했다.
이 새로운 증언의 대가로 루스 그린글라스에 대한 모든 혐의는 취하되었다.[28]
1950년 8월 11일, 에텔 로젠버그는 대배심 앞에서 증언했다. 그녀는 모든 질문에 대해 미국 헌법 수정 제5조에 보장된 자기 기소 거부권을 행사했다. 증언을 마치고 법원을 나서던 에텔은 FBI 요원들에게 즉시 체포되었다. 그녀의 변호사는 주말 동안 어린 두 자녀를 돌볼 수 있도록 가석방을 요청했으나 거부되었다.[29] 당국은 줄리우스와 에텔에게 스파이 조직에 연루된 다른 인물들의 이름을 대도록 압력을 가했지만, 부부는 끝내 추가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다. 결국 8월 17일, 대배심은 11개 혐의를 명시한 기소장을 제출했고, 줄리우스 로젠버그, 에텔 로젠버그, 데이비드 그린글라스, 아나톨리 야코블레프가 공식적으로 기소되었다.[30]
5. 사형 집행과 논란
1951년 4월 5일, 로젠버그 부부는 1917년 간첩법 제2조에 따라 사형을 선고받았다.[34][35] 재판을 주재한 어빙 카우프만 판사는 사형 선고 이유로 로젠버그 부부의 간첩 행위가 한국 전쟁 발발과 미군 사상자 발생에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37] 그는 "나는 러시아인들에게 우리의 훌륭한 과학자들이 러시아가 폭탄을 완성할 것이라고 예측하기 몇 년 전에 A-폭탄을 넘겨준 당신들의 행위가, 내 생각에는, 한국에서의 공산주의 침략을 야기했고, 그 결과 5만 명 이상의 사상자가 발생했으며... 당신들의 배신으로 당신들은 의심할 여지 없이 우리 나라에 불리하게 역사의 흐름을 바꾸었다."고 말했다. 검사 로이 콘은 훗날 자신이 카우프만 판사 임명에 영향력을 행사했으며, 사형 선고 역시 자신의 개인적인 추천에 따른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콘은 이후 매카시즘 시기 조지프 매카시 상원 의원의 수석 보좌관으로 활동하게 된다.[36]
미국 정부는 율리우스가 다른 관련자들의 이름을 밝히고 죄를 인정하면 사형을 면하게 해주겠다고 제안했지만, 로젠버그 부부는 이를 거부했다. 그들은 "우리에게 무죄라는 진실을 부인하도록 요구함으로써, 정부는 우리 유죄에 대한 자체적인 의심을 인정하는 것입니다...우리는 죽음의 고통 속에서도 거짓 증언을 하도록 강요받지 않을 것입니다."라는 성명을 발표했다.[27]
사형 판결 이후, 내셔널 가디언지의 보도와 로젠버그 사건의 정의 확보를 위한 전국 위원회 결성을 계기로 미국 내에서도 부부가 무죄이거나, 특히 에텔의 경우 형량이 과도하다는 여론이 일기 시작했다. 사형 집행을 막기 위한 캠페인이 전개되었으나, 당시 매카시즘 광풍 속에서 주류 유대교 단체나 미국 시민 자유 연합 등은 이 사건에 개입하는 것을 꺼렸다.[38]
국제적으로는 광범위한 구명 운동이 벌어졌다. 특히 서유럽 수도들에서는 대규모 시위가 열렸고, 친미 성향의 언론들조차 비판적인 사설을 게재했다. 프랑스의 철학자 장 폴 사르트르는 이 재판을 "법적인 린칭"이라고 맹비난했으며,[39] 장 콕토,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로버트 오펜하이머, 해럴드 유레이, 넬슨 올그렌, 베르톨트 브레히트, 대실 해미트, 프리다 칼로, 디에고 리베라, 파블로 피카소, 프리츠 랑 등 세계적인 지식인과 예술가들이 사면을 촉구했다.[41][44][97] 아인슈타인과 유레이는 해리 S. 트루먼 대통령에게 직접 사면을 간청했고,[41] 피카소는 프랑스 공산당 기관지 뤼마니테(L'Humanité)에 "인류에 대한 이 범죄가 일어나게 하지 마라"고 호소했다.[42] 흑인 중심의 국제 부두 노동자 협회 일부 지부는 항의 파업을 벌였고,[43] 교황 비오 12세와 프랑스 대통령 뱅상 오리올도 드와이트 D. 아이젠하워 대통령에게 선처를 호소했다.[46][47][98] 한편, 이러한 구명 운동 중 일부는 소련의 자금 지원을 받은 좌익 활동가들에 의해 주도되었다는 비판도 제기되었다.[96] 소련 정보 부서가 개입하여 서방 세계를 중심으로 재심 및 사면 운동을 지원했다는 주장도 있다. 일부에서는 소련이 당시 체코슬로바키아에서 벌어진 슬란스키 재판의 유대인 처형 사건으로부터 국제적 관심을 돌리기 위해 로젠버그 사건을 이용했다고 분석하기도 한다.
그러나 아이젠하워 대통령은 국내의 반공 여론과 언론의 지지를 등에 업고 국제적인 사면 요구를 모두 거부했다.[45][46][47] 사형 집행은 대법관 윌리엄 O. 더글러스의 개입으로 잠시 연기되었으나,[48] 법무부의 이의 제기로 번복되어 1953년 6월 19일 금요일 저녁으로 확정되었다. 이는 유대교 안식일 시작과 겹치는 시간이었다.[55] 변호인단이 안식일 집행은 유대교적 신념에 어긋난다고 항의하자,[49] 카우프만 판사는 오히려 집행 시간을 안식일 시작 전인 저녁 8시로 앞당겨 버렸다. 이는 싱싱 교도소의 통상적인 사형 집행 시간이기도 했다.[50]
1953년 6월 19일 저녁, 뉴욕주 싱싱 교도소의 전기의자에서 사형이 집행되었다. 먼저 남편 율리우스가 19시 6분에 첫 전기 충격으로 사망했다. 아내 에텔의 집행은 순탄치 않았다. 세 차례의 전기 충격 후에도 심장이 뛰자 두 차례 더 충격을 가했고, 목격자들은 그녀의 머리에서 연기가 피어올랐다고 증언했다. 에텔은 19시 16분에 사망 선고를 받았다.[51] 이들의 사형 집행 과정은 법무장관실과 교도소 간의 핫라인을 통해 실시간으로 보도되어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로젠버그 부부는 냉전 시대 미국에서 간첩 혐의로 사형된 유일한 민간인이었으며,[52][53][54] 미국 건국 이래 간첩죄로 민간인이 처형된 첫 사례였다. 또한 에텔은 1927년부터 2021년까지 미국 연방 정부에 의해 사형된 단 세 명의 여성 중 첫 번째 사례였다.[99][100] 사형 집행일은 부부의 14번째 결혼기념일 바로 다음 날이었다.[101] 부부는 변호사에게 보낸 마지막 편지에 "우리는 미국 파시즘의 최초 희생자입니다"라고 적었다.[102]
장례식은 6월 21일 브루클린에서 열렸으며, 500여 명이 참석했고 약 1만 명의 추모객이 영안실 밖에 모였다. 로젠버그 부부는 뉴욕주 피넬론의 유대교 묘지인 웰우드 묘지에 안장되었다.[55] 장례식 조사에서 변호사 에마누엘 블로크는 "미국이 민간인 복장을 한 군사 독재자의 발 아래 살고 있다"고 비판하며, 로젠버그 부부를 "다정하고, 부드럽고, 지적"했으며 "용기와 영웅주의"의 길을 택했다고 추모했다.[56] 사회주의 역사가 W.E.B. 듀보이스는 이 사건을 비판하는 "로젠버그"라는 시를 남겼다.[57]
6. 사건의 진실과 후대의 평가
냉전 시기 미국의 방첩 프로그램이었던 베노나 프로젝트는 소련 정보국의 암호 메시지를 해독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65] 이 프로젝트의 결과는 로젠버그 부부 재판에는 직접 사용되지 않았으나, 미국 내 공산주의자 수사 및 기소에 큰 영향을 미쳤다.[66] 1995년 공개된 베노나 프로젝트 해독 문서와 2009년 공개된 KGB 문서(알렉산더 바실리예프 파일 포함)들은 줄리어스 로젠버그가 '안테나' 또는 '리버럴'이라는 암호명을 가진 소련 정보원이었으며, 부부가 함께 처남 데이비드 그린글래스와 러셀 알톤 맥넛을 맨해튼 계획 관련 스파이 활동에 포섭했음을 보여주었다.[67][68][69][76][77] 에텔에게는 별도의 암호명이 없었지만, 남편의 활동을 인지하고 지지한 것으로 나타났다.[27][76][77]
사건의 핵심 증인이었던 데이비드 그린글라스는 2001년, 재판 당시 아내 루스를 보호하기 위해 검찰의 권유에 따라 누나 에텔이 원자폭탄 관련 메모를 타이핑했다고 위증했음을 고백했다.[70] 루스 그린글라스 역시 대배심 증언과 재판 증언이 달랐던 사실이 확인되었다.[71] 데이비드는 누나를 배신한 결정에 후회를 표하지는 않았으나, 사형까지 구형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52]
2008년에는 전 미국 법무 차관 윌리엄 P. 로저스가 줄리어스의 자백을 압박하기 위해 에텔에게 사형을 구형하는 전략을 사용했음을 시인했다.[72] 같은 해, 함께 기소되었던 모턴 소벨은 뉴욕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줄리어스 로젠버그가 소련에 군사 및 산업 기밀(주로 방어 레이더와 무기 관련)을 넘기는 데 관여했으며, 자신도 일부 문서를 전달했음을 인정했다. 그는 에텔이 남편의 행위에 대해 알고 있었지만 이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믿었다.[73] (소벨은 이후 서한을 통해 줄리어스의 핵 첩보 활동에 대해 아는 바가 없으며, 자신이 줄리어스 로젠버그와 관련하여 한 일만 확실히 알고 있다고 부인했다.[74])
냉전 종식 후 공개된 니키타 흐루쇼프의 회고록(1989년 관련 부분 공개)에는 이오시프 스탈린이 로젠버그 부부의 정보가 도움이 되었다고 언급했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다. 재판 당시 로젠버그 부부는 무죄를 주장했지만 1951년 4월 5일 사형 판결을 받았고, 이는 세계적인 논란을 일으켰다. 장폴 사르트르,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파블로 피카소, 교황 비오 12세 등 저명인사들을 포함한 많은 이들이 사형 판결의 과도함을 비판하며 재심 및 사면 운동을 벌였다.[96][97][98]
로젠버그 부부의 두 아들, 마이클과 로버트는 부모 사후 아벨 미어폴 부부에게 입양되어 성장했으며, 오랫동안 부모의 무죄, 특히 어머니의 무죄를 주장해왔다.[78][27] 그들은 아버지가 간첩 행위에 연루되었음을 인정하면서도, 어머니 에텔은 증거가 부족함에도 남편에게 압력을 가하기 위한 희생양으로 부당하게 유죄 판결을 받았으며, 부부 모두 사형에 처해질 정도의 죄는 아니었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78] 그들은 에텔의 법적 무죄 판결을 위해 지속적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표적이 된 진보 활동가들의 자녀를 지원하는 로젠버그 어린이 기금을 설립했다.[79][81][27] 2015년부터 버락 오바마, 조 바이든 행정부에 에텔의 무죄 선언 및 사면을 청원하는 운동을 벌이고 있으며,[82][83][85][86][27] 2024년에는 NSA의 전신 기관에서 작성된 메모를 입수했는데, 여기에는 에텔이 남편의 활동을 알았지만 건강 문제로 직접 관여하지 않았다는 내용이 명시되어 있었다.[90] 마이클과 로버트는 국립정보국장 아브릴 헤인스에게 어머니 사건 관련 기록 공개를 요청하기도 했다.[88][89]
결론적으로, 냉전 종식 후 공개된 여러 증거와 관련자들의 증언을 통해 줄리어스 로젠버그가 소련의 스파이 활동에 관여했다는 사실은 명확해졌다. 그러나 에텔 로젠버그의 직접적인 가담 정도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란의 여지가 있으며, 남동생의 위증, 검찰의 압박 정황, 재판 과정의 문제점(담당 검사 로이 콘의 법정 외 공작 시인 등) 등으로 인해 그녀의 유죄 판결과 사형 집행의 정당성에 대한 의문은 계속 제기되고 있다. 부부가 실제로 소련의 스파이였음이 밝혀졌음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은 여전히 냉전 시대의 매카시즘 광풍과 사법 정의에 대한 논쟁의 상징으로 남아있다.
6. 1. 한국의 시각
(내용 없음 - 주어진 원본 소스에는 '한국의 시각'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7. 관련 인물
- 줄리어스 로젠버그: 사건의 핵심 인물. 1940년부터 1945년까지 미국 육군 통신대에서 엔지니어 검사관으로 일했으나 과거 미국 공산당 가입 이력으로 해고되었다. 1942년 소련 NKVD의 첩보 책임자 세묜 세묜노프에 의해 포섭되어 간첩 활동을 시작했다. 알렉산더 페클리소프가 그의 활동을 감독했으며, 에머슨 라디오의 기밀 보고서, 근접 신관, 록히드 P-80 슈팅 스타 전투기 설계도 등 다수의 군사 및 산업 기밀 정보를 소련에 넘겼다. 또한 조엘 바, 알프레드 사란트, 윌리엄 펄, 모튼 소벨 등 동조자들을 포섭했으며, 오크리지 국립 연구소의 엔지니어 러셀 앨턴 맥너트를 통해 맨해튼 계획 관련 정보도 입수했다. 처남인 데이비드 그린글라스를 포섭하라는 지시를 받기도 했다. 1950년 7월 17일, 그린글라스의 자백을 근거로 간첩 혐의로 체포되었다.[23]
- 에텔 로젠버그: 줄리어스의 아내. 남편의 간첩 활동에 연루된 혐의로 기소되었다. 1950년 8월 11일 대배심 앞에서 증언한 후 체포되었다.[22] 재판에서 유죄 판결을 받고 남편과 함께 사형에 처해졌다. 이후 공개된 메러디스 가드너의 메모에 따르면 에텔은 남편의 활동을 알고 있었으나 건강 문제로 직접 관여하지는 않았다고 기록되어 있다.[90] 그녀의 아들들은 에텔이 부당하게 유죄 판결을 받았다고 주장하며 무죄 판결을 위한 운동을 계속하고 있다.[78][81][27]
- 데이비드 그린글라스: 에텔의 남동생. 제2차 세계 대전 중 로스앨러모스 국립 연구소에서 맨해튼 계획에 기계공으로 참여했다. 누나 부부의 설득으로 핵무기 관련 정보를 빼내 해리 골드를 통해 소련에 넘겼다. 1950년 6월 15일 FBI에 체포된 후, 자신의 간첩 행위를 자백하고 율리우스 로젠버그가 자신을 포섭했으며 기밀 정보를 넘겼다고 증언했다. 그의 증언은 로젠버그 부부의 유죄 판결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21][22]
- 모튼 소벨: 줄리어스 로젠버그가 포섭한 소련의 정보원 중 한 명. 로젠버그 부부와 함께 기소되었다. 그린글라스가 체포되자 멕시코로 도피했으나, 멕시코 당국에 의해 체포되어 1950년 8월 미국으로 송환되었다.[24][25] 그는 2008년 인터뷰를 통해 자신과 줄리어스가 소련을 위해 군사 및 산업 기밀을 넘겼음을 인정했다.[78]
- 클라우스 푸흐스: 독일 출신의 망명 이론 물리학자. 영국 소속으로 맨해튼 계획에 참여하면서 핵무기 관련 핵심 정보를 소련에 제공했다. 1950년 1월 그의 간첩 행위가 발각되어 체포되었으며, 자신의 연락책으로 해리 골드를 지목했다.[20]
- 해리 골드: 미국인 화학자. 클라우스 푸흐스의 연락책으로 활동했다. 푸흐스의 자백으로 1950년 5월 23일 체포되었다.[20] 그는 데이비드 그린글라스로부터 핵 관련 정보를 받아 소련 측에 전달하는 역할도 수행했으며, 체포 후 그린글라스와의 접촉 사실을 자백했다.
- 알렉산더 페클리소프: 소련의 정보 요원. 1944년 세묜 세묜노프의 뒤를 이어 줄리어스 로젠버그의 첩보 책임자가 되었다. 로젠버그를 통해 윌리엄 펄 등 다른 정보원들을 관리했으며, 맨해튼 계획 정보를 얻기 위해 그린글라스 포섭을 지시했다.
- 세묜 세묜노프: 소련 NKVD의 첩보 책임자. 1942년 노동절에 미국 공산당 간부 버나드 슈스터의 소개를 통해 줄리어스 로젠버그를 처음으로 포섭했다.
- 마이클 미어폴과 로버트 미어폴: 로젠버그 부부의 두 아들. 부모가 사형된 후 고아가 되었고, 작곡가이자 활동가인 아벨 미어폴과 그의 아내 앤에게 입양되어 미어폴 성을 쓰게 되었다.[78][27] 수십 년 동안 부모의 무죄, 특히 어머니 에텔의 무고함을 주장하며 활동해왔다. 그들은 아버지 줄리어스가 간첩 행위를 한 것은 인정하지만 사형은 과도한 처벌이었으며, 어머니는 남편에게 압력을 가하기 위한 희생양으로 부당하게 유죄 판결을 받았다고 믿는다.[78][81] 로버트는 표적이 된 진보 활동가들의 자녀들을 돕기 위해 로젠버그 어린이 기금을 설립했다.[79] 그들은 에텔 로젠버그의 사후 무죄 선언을 위해 버락 오바마, 조 바이든 행정부에 청원하는 등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82][83][27][88][89]
- 아이비 미어폴: 마이클 미어폴의 딸이자 로젠버그 부부의 손녀. 영화 감독으로 활동하며, 2004년 조부모에 관한 다큐멘터리 영화 "Heir to an Execution영어"을 제작하여 선댄스 영화제에 출품했다.[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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