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미술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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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대한민국의 미술 시장은 일제강점기 이후 근대적 화랑의 등장과 조선미술전람회 개최를 거치며 발전했다. 해방 이후 한국화랑협회 결성, 화랑미술제 개최, 경매 시장 개시를 통해 성장했으며, 현재는 화랑, 아트페어, 경매 등을 통해 작품이 거래된다. 시장 규모는 한국화랑협회, KIAF 등 아트페어, 아트딜러, 1, 2차 시장, 경매 회사 등을 통해 파악되며, 미술품 양도차익 과세 제도, 미술품 유통 및 감정에 관한 법률, 미술분야 표준계약서 등 관련 법규의 영향을 받는다.
조선 후기에는 양반과 중인 계층을 중심으로 서화 등 미술품 거래가 이루어졌다. 대동법 시행 이후 화폐 유통이 활발해지면서 광통교 인근에 서적포, 서화사 등 그림 판매 상점들이 모여들었으며[3], 이는 오늘날 인사동 거리의 문화적 기반이 되었다.[4]
(재)예술경영지원센터의 <2018 미술시장 실태조사>에 따르면, 2017년 국내 미술시장에서 거래된 작품 수는 35,712점이며, 작품 거래 금액은 약 4940억원에 달한다. 이는 전년 대비 24.7% 성장한 수치이다.
미술 시장에서 1차 시장은 작가가 창작한 미술 작품이 처음으로 판매되는 시장을 말한다.[1][2] 주로 갤러리(화랑)를 통해 작가의 작품이 대중에게 소개되고 컬렉터나 기관 등에게 판매가 이루어진다.
2. 역사
일제강점기에는 근대적 미술 시장의 모습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1913년 김규진이 한국 최초의 근대적 화랑으로 평가받는 고금서화관을 설립했다.[5][6] 이 시기 광통교 일대의 미술품 거래는 지속되었으나 일본 자본의 영향력이 커졌고[7], 1930년대에는 전업 화가 등장과 함께 후소회 같은 화가 단체가 결성되었다. 조선총독부 주관의 조선미전도 개최되었다.[9]
해방 이후에는 반도화랑, 현대화랑 등 상설 화랑들이 문을 열었다.[5] 이들 화랑은 1976년 한국화랑협회를 결성하고 1982년부터 《화랑미술제》를 개최하며 미술 시장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10][11] 1998년에는 미술품 경매가 도입되어 본격적인 2차 시장이 형성되었다.[12]
2. 1. 조선 시대

조선 후기에는 양반과 중인 계층을 중심으로 미술품 거래가 이루어졌다. 실학자 황윤석의 일기 《이재난고》에는 당시 유명 화가였던 유덕장의 대폭 크기 설죽도를 6전에 구매하고, 홍득원의 매화 그림 8첩을 1냥에 사라는 권유를 받았으나 돈이 없어 사지 못했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또한 황윤석이 강원도에서 천주교 성화로 추정되는 서양 그림을 보았다는 기록은 당시 전국적인 서화 유통망이 있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2]
하지만 조선 중후반까지 서화 거래는 주로 개인 간에 이루어지거나 서적상을 통해 아는 사람끼리 거래하는 수준에 머물렀다. 이러한 상황은 대동법 시행 이후 화폐가 본격적으로 유통되면서 변화하기 시작했다. 고종 시기에 편찬된 《동국여지비고》에 따르면, 서적포, 책사, 서화사 같은 곳에서 그림 판매를 취급했다고 한다. 이러한 서화 취급 점들은 주로 광통교 인근에 모여 있었다.[3] 광통교 주변의 서화 상가 거리는 오늘날 인사동 거리의 기원이 되었다고 여겨진다.[4]
2. 2. 일제강점기

일제강점기에 들어서면서 한국 미술 시장에도 근대적인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한국 최초의 근대적 화랑으로는 1913년 7월 개관한 고금서화관을 들 수 있다.[5] 서화가이자 사진가였던 김규진은 자신이 운영하던 천연사진관 내에 서화와 표구의 수집 및 판매를 위한 고금서화관을 설립했다. 1914년에는 평양에 지점을 내고 조카 김영선에게 운영을 맡기기도 했다. 고금서화관의 정확한 폐업 시기는 알 수 없으나, 천연사진관이 1920년에 문을 닫았으므로 비슷한 시기에 운영을 중단했을 것으로 추정된다.[6]
한편, 조선 후기부터 서화 취급점이 밀집했던 광통교 일대는 일제강점기에도 명맥을 유지했지만, 점차 일본인 자본의 영향력이 커지는 모습을 보였다. 1920년대와 1930년대에는 서울을 방문한 외국인들이 이곳에서 서화나 장식품 등을 구매하기도 했다. 광통교 인근이 문화 상품의 중심지가 된 배경에는 구매력을 갖춘 후원자들이 가까운 거리에 거주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인근의 북촌이나 서촌에는 조선 후기부터 중인 계층 기술 관료들이 많이 살았고, 일제강점기에는 새롭게 부를 축적한 신흥 부자들이 거주했다. 당시 유명한 수집가(컬렉터)로는 오세창, 유병필, 이병직, 그리고 일본인 와다이치로(和田一郞) 등이 알려져 있으나, 이들이 구체적으로 어떤 경로를 통해 서화와 문화 상품을 수집했는지는 명확하지 않은 부분이 많다.[7]
1930년대에 이르러서는 근대적 의미의 전업 화가들이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당시 미술품 가격에 대한 인식은 여전히 명확한 기준 없이 "주는 대로 적당히" 받는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 김규진이 자녀의 유학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자신의 작품에 가격표(윤단, 潤單)를 붙여 판매하자 미술계 내에서 상당한 논란이 일기도 했다.[8] 이러한 전업 작가의 등장은 서화교습소에서 시작된 화가들의 모임, 즉 동인회 활동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김규진 자신도 해강서화교습소를 운영했으며, 수암서화관, 기성서화미술회 등 다양한 교습소가 활동했다. 1936년에는 채색화가인 이당(以堂) 김은호의 제자들이 중심이 되어 후소회를 결성했는데, 이 단체는 오늘날까지도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후소회 회원들은 자체적인 전시회인 후소회전과 조선 미술전람회를 통해 자신들의 작품을 대중에게 선보였다. 한편, 조선총독부는 이른바 문화 통치 정책의 일환으로 조선미전을 개최했는데, 이는 당시 유일하게 정부(총독부)가 주관하는 관전(官展)이었다.[9]
2. 3. 해방 이후
해방 이후 반도화랑, 현대화랑 등의 상설 화랑들이 운영되었다.[5] 상설 화랑들은 한국화랑협회를 결성하고 1982년부터 《화랑미술제》를 운영중이다.[10][11]
경매를 통한 2차 시장은 1998년 시작되었다.[12]
3. 시장 규모
지난 9년간 한국 미술시장의 거래 추이를 살펴보면, 2007년의 하락세 이후 지속적인 상승 곡선을 그려왔으며, 2018년 조사 결과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작품 판매 수를 기준으로 보면 경매 회사가 화랑이나 아트페어보다 많은 작품을 판매했지만, 작품 판매 금액 면에서는 화랑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아트페어는 작품 판매 수와 금액 모두 화랑이나 경매 회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을 보였다.
2017년 기준 국내 미술시장 관련 주요 기관 수는 다음과 같다.
4. 1차 시장
대한민국 내에는 한국화랑협회와 한국사립미술관협회 등이 활동하며 다수의 갤러리들이 운영되고 있다. 이들 갤러리는 작가를 발굴하고 전시를 기획하며 작품 판매를 중개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또한, 여러 갤러리가 한자리에 모여 작품을 전시하고 판매하는 아트페어(화랑제) 역시 1차 시장의 중요한 형태이다. 국내에서는 서울을 비롯한 여러 지역에서 다양한 아트페어가 개최되고 있으며, 이는 작가들에게는 작품을 알리고 판매할 기회를, 컬렉터들에게는 다양한 작품을 접할 기회를 제공한다. 정부 차원에서도 아트페어의 질적 향상과 시장 활성화를 위해 평가 체계를 도입하고 지원 정책을 연계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외에도 아트딜러가 1차 시장에서 활동하며 작가와 컬렉터를 연결하고 작품 거래를 중개하거나 관련 컨설팅을 제공하기도 한다.
4. 1. 대한민국 화랑/갤러리
한국에는 관련 사단법인으로 한국화랑협회와 한국사립미술관협회가 있다.
4. 2. 대한민국 화랑제/아트페어
2016년까지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집계한 국내 아트페어 수는 47개에 달했다. 그러나 그동안 특정 아트페어에 대한 정부 지원이 집중되는 현상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에 문화체육관광부는 (재)예술경영지원센터와 협력하여 국내 아트페어에 대한 평가체계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2017년에는 정부 지원을 받은 아트페어 10곳을 대상으로 시범평가가 시행되었으며, 2018년부터는 아트페어 평가위원회를 통해 국내 아트페어를 본격적으로 평가하기 시작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러한 평가 결과를 정부 예산 지원, 정부미술은행의 작품 구입, 문화체육관광부 후원명칭 사용 승인, 아트페어 개선 방안 마련을 위한 연구 지원 등 다양한 지원책과 연계해 나갈 계획임을 밝혔다.
2016년 기준 국내 아트페어 47개의 지역별 분포는 다음과 같다.[13]
4. 3. 대한민국 아트딜러
아트 딜러는 단순히 미술 작품을 사고파는 것을 넘어, 컬렉터의 기호에 맞는 작품을 찾아주고 컨설팅까지 제공하는 중개업자 역할을 한다. 한국에서는 자본 투자가 보장되는 개인이나 기업의 의뢰를 받아 컨설팅하는 경우가 많다. 상업 갤러리의 대표나 소속 직원들도 아트 딜러로 활약하고 있다.[14][15]5. 2차 시장
미술품 2차 시장은 작가나 화랑 등 1차 판매처를 통해 판매된 작품이 개인 소장가나 기관 등에 의해 다시 판매되는 시장을 말한다. 주로 경매를 통해 거래가 이루어지며, 작품의 시장 가치를 평가받고 공개적인 경쟁을 통해 가격이 결정되는 특징이 있다. 대한민국 내 주요 경매사 및 시장 현황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하위 문서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5. 1. 대한민국 경매사/옥션
현재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미술작품 경매사로는 서울옥션과 K옥션이 있다. 그 외에도 아트데이옥션, 마이아트옥션, 아이옥션, 에이옥션, 칸옥션, 꼬모옥션, 토탈아트옥션 등 다양한 경매사들이 활동하고 있다.화랑과 옥션의 겸업은 전 세계적으로 대한민국에서만 나타나는 독특한 형태로, 일부 화랑들 사이에서는 "옥션을 통해 특정 화랑 소속 작가들의 작품 가격을 인위적으로 높인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대표적인 겸업 사례로는 가나아트센터와 서울옥션, 그리고 현대화랑과 K옥션이 있다.[16]
6. 기타 미술계 행사
한국 미술계는 상업적인 미술 시장 외에도 다양한 행사와 기관을 통해 그 지평을 넓히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전국 각지에서 개최되는 비엔날레를 들 수 있다. 비엔날레는 국제 미술계의 동향을 국내에 소개하고 지역 문화 활성화에 기여하는 긍정적인 역할을 수행하지만, 한편으로는 지방자치단체의 홍보 수단으로 활용되거나 그 수가 과도하게 많다는 비판적 시각도 존재한다.
또한, 국립현대미술관과 같은 공공미술관 역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이들 기관은 미술 작품의 수집, 보존, 연구 활동과 더불어 대중을 위한 전시 및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함으로써 미술 문화의 공공성을 강화하고 저변을 확대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이러한 미술 시장 외적인 요소들은 상업적 시장과 함께 한국 미술 생태계를 이루는 중요한 부분이다.
6. 1. 대한민국 비엔날레
1995년 지방자치제가 도입되면서 각 지역을 차별화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비엔날레가 주목받기 시작했다. 그 첫 사례는 광주비엔날레로, 이는 이후 한국형 비엔날레의 모델이 되었다. 2018년 기준으로 대한민국에는 16개 이상의 비엔날레가 개최되고 있으며, 서울, 광주, 부산, 대전, 대구, 충청남도 공주, 충청북도 청주, 경상남도 창원, 전라남도 목포, 강원특별자치도 강릉, 경기도, 제주 등 전국적으로 분포하고 있다.비엔날레는 지방자치단체를 홍보하는 데 기여하고, 개최를 통해 국제적인 문화도시로서의 위상을 높일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대부분의 지자체로부터 재정적·행정적 지원을 받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과정에서 비엔날레가 본래의 목적보다는 지자체의 홍보 수단으로 변질되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으며, 일부 비엔날레는 투입된 예산에 비해 전시의 질이 낮고 행사 운영이 미숙하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17]
대한민국은 인구 대비 비엔날레 수가 유독 많은 나라로 꼽힌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현상이 민주주의와 지방 분권이라는 명분 아래 등장한 지방자치단체장들이 지역 주민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대형 문화행사를 경쟁적으로 추진한 결과라고 분석하기도 한다. 즉, 예술과 권력의 관계를 이용하여 선거에서 군중의 의식을 모으고 연대감을 높이는 도구로 비엔날레를 활용했다는 비판이다.[18][19] 미술사학자 심상용은 국제적으로 비엔날레가 구시대적 패러다임이자 자본과 권력의 경쟁 구도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축소되는 추세에 있지만, 한국은 오히려 뒤늦게 과도하게 많은 비엔날레를 개최하고 있다고 비판한다.[20]
6. 2. 대한민국 공공미술관
미술관은 소장품을 중심으로 사업을 운영하며, 지역의 미술 문화 발전에 기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대한민국의 '박물관 및 미술관 진흥법'에서는 미술관을 "미술에 관한 자료를 수집·관리·보존·조사·연구·전시·교육하는 시설"로 정의하고 있다. 이 법은 미술관이 수행해야 할 사업으로 미술관 자료와 관련된 7가지 활동(수집, 관리, 보존, 조사, 연구, 전시, 교육) 외에도 다음과 같은 사업들을 명시하고 있다.[21]7. 국내 미술시장의 특징
경매에서 기록적인 가격을 경신한 작가의 이름이 신문 1면을 장식하는 시대가 되었지만,[22][23][24] 한국 미술은 전 세계 미술시장 안에서 보면 여전히 마이너리그에 머물러 있다. 무엇보다 거래 규모가 작고 해외 시장에서 거래되는 작가 수도 많지 않다. GDP 대비 한국 미술시장의 규모는 0.02%에 불과한데, 이는 선진국의 GDP 대비 미술시장 규모 평균인 0.1%(영국 0.5%, 미국 0.2%, 중국 0.1%)와 비교하면 20%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 세계 미술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 한국 작가도 손에 꼽힐 정도로 적으며, 이들마저도 거래 규모는 크지 않다.[25]
미술시장이 발달한 나라는 미술관, 갤러리, 컬렉터가 활발하게 상호작용하는 구조를 보인다. 그러나 한국의 미술관은 예산 제약으로 인해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개인 컬렉터나 사기업이 시장을 주도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작품의 예술적 가치보다는 투자가치나 미래 가치를 중시하는 경향이 나타난다. 또한, 한국은 홍콩과 더불어 세계적으로 드물게 미술품 거래에 부가세가 부과되지 않는 나라 중 하나이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점을 잘 활용하면 전 세계 컬렉터들을 국내로 유인할 수 있는 좋은 조건이 될 수 있다고 보기도 한다.[26]
7. 1. 보고서
문화체육관광부와 예술경영지원센터는 미술시장의 활성화와 기초 자료 제공을 위해 2009년부터 미술시장 실태 조사를 발간하고 있다. 이 조사는 매년 한국 미술시장의 규모와 구조를 중점적으로 조사하고 분석하며, 미술품 주요 유통 경로인 갤러리와 경매사, 아트페어를 중심으로 하는 본조사와 국공립 및 사립미술관, 미술은행 등 미술품 유통에 영향을 주는 기관을 대상으로 하는 부가조사를 통해 구체적인 수치를 제공한다.[27]세계 미술시장을 분석하는 대표적인 보고서로는 아트마켓과 동시대미술시장리포트가 있다. 아트마켓은 아트바젤과 UBS가 2017년 3월부터 더블린 소재 리서치 컨설팅 그룹인 '아트 이코노믹스'와 협력하여 발표하는 보고서이다. 고미술부터 동시대미술까지 폭넓게 다루며, 경매를 포함하여 갤러리와 딜러, 아트페어, 온라인 데이터베이스의 거래 결과를 분석 근거로 삼는다. 반면, 동시대미술시장리포트는 미술시장 정보 웹사이트인 아트프라이스닷컴이 분석하여 발표하는 자료이다. 이 보고서는 1945년 이후 출생한 작가의 회화, 조각, 사진, 판화, 비디오 작업의 경매 결과만을 분석 대상으로 하며, 전년도 하반기부터 해당 연도 상반기까지의 거래를 조사한다.[28]
7. 2. 비평
프랑스의 사회학자 피에르 부르디외는 예술가를 중심으로 비평가, 갤러리, 딜러, 컬렉터, 큐레이터 등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예술의 '신성화'를 만들고 유지한다고 비판했다.[29] 이러한 구조 속에서 어떤 예술가들은 의도치 않게 전시나 비평에서 불이익을 받기도 한다. 때로는 비평가나 예술가들이 미술 시장의 흐름에 맞서기도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비평, 현장, 시장은 다시 서로 얽히게 된다.[30]미술사학자 심상용은 현대 미술계가 시장 논리에 깊숙이 빠져들고 있다고 지적한다. 젊은 작가들이 시장에서 잘 팔릴 만한 꽃 그림, 과일 그림, 고즈넉한 풍경화 등 과거에는 주목받지 못했던 장르에 손을 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반면, 치열한 전위성이나 실험 정신은 농담처럼 여겨지는 분위기가 형성되었다. 시장 중심부에서는 '블루칩'이나 '아트홀릭' 같은 용어들이 오가며 투기적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물론 고흐가 동생 테오에게 "내 그림이 팔려야 작업을 계속할 수 있다"고 말했듯, 예술가도 생활인으로서 시장을 외면할 수는 없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시장이 오히려 예술과 예술가를 더욱 강력하게 원하고 있으며, 그 결과 시장의 요구에 맞춘 동기와 전략으로 무장한 예술이 넘쳐나고 있다. 예술적 가치를 묻기보다는 센세이셔널리즘과 미디어 플레이, 급조된 유명세를 통한 흥행몰이가 전 지구적인 시장 메커니즘 안에서 확산되고 있다. 예술이 돈을 좇게 되면서, 본질적인 가치를 추구하지 않게 되었다는 비판이다. 즉, 미술이 '시장미술'로 전락하여 예술품 자체가 아니라 거래 가능성이 예술품을 만들어내는 상황이 되었다는 것이다. 학술 세미나나 비평 담론조차 소위 '돈 되는 작가'에게만 관심을 집중하고, 판매이익 실현율 같은 시장 지표가 작가의식, 성찰, 심미성 같은 전통적인 가치를 밀어내고 창작 과정을 통제하고 있다. 전 지구적 신자유주의 시장 시스템이 예술의 본질을 왜곡시켜 창작은 상품 생산으로, 미적 가치는 교환 가치로 대체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만약 미술 시장이 다른 상품 시장과 다를 바 없다면, 이 시대 예술의 진정한 의미와 정체성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해야 할 것이다.[31]
심상용은 더 나아가 국제 아트페어를 중심으로 형성된 거대한 미술 시장 네트워크가 국경을 넘어 각 지역의 구매 욕구를 표준화하고, 지역의 구매력을 흡수한다고 비판한다. 이러한 글로벌 시장 메커니즘이 강화될수록, 중소 규모의 구매력에 기반한 지역 시장은 위협받을 수밖에 없다. 과거 지역 화랑들은 주로 해당 지역의 공공미술관과 연계하여 활동하며 미적 가치 판단과 담론 형성에 기여했다. 하지만 이제 미술의 중심이 지역 공공미술관에서 글로벌 미술 시장으로 이동하면서 미적 관점뿐 아니라 창작 방향까지 변화하고 있다. 화랑들은 아트페어에서 팔릴 확률이 높은 작품을 지역에서 확보하려 하고, 이는 지역 작가들에게 생존 신호로 받아들여져 소위 '아트페어형 아트'를 양산하게 된다. 이러한 현상은 규모가 작은 지역 시장을 게토화시킬 뿐만 아니라, 글로벌 미술 시장 전체를 미적 전체주의라는 획일적인 방향으로 몰아갈 위험이 있다. 지역 화랑들이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런던, 뉴욕, 바젤 등 주요 아트페어에 참여하는 것은, 남은 지역 구매자들의 신뢰를 얻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 되고 있다. 아트페어는 단기간에 성과를 내야 하므로, 참여 화랑들은 실패를 용납하지 않으려 하고 이는 '초점화 현상'(검증된 작가나 경향에만 집중하는 현상)을 심화시킨다. 결국 눈치 보기, 유행 편승, 미적 안목의 상실, 모험심 부족과 같은 문제들이 발생한다.[32]
심상용은 특히 한국 미술 시장의 상황에 대해 우려를 표한다. 한국처럼 중간 규모의 시장은 글로벌화에 대한 강한 의지 때문에 오히려 자국 시장의 자율적 기반을 스스로 무너뜨리고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이 흔히 말하는 '한국 작가들의 경쟁력 제고'라는 명제가 사실상 시장 논리에서 비롯되었음에도, 공공미술관이나 대학조차 이를 문제 삼지 않고 있다. 그 결과, '글로벌 마켓의 취향'에 맞는 작품들이 미적으로 가치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당대의 정신과 지성을 대표하는 것으로 여겨지는 왜곡된 상황에 대한 비판적 목소리가 실종되었다. 오히려 미술사가를 포함한 전문가들이 '글로벌 시장 경쟁력'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결과물들을 정당화하며 이러한 경향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고 비판한다.[33]
8. 유관 법령
대한민국 미술시장의 투명성을 높이고 건전한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여러 관련 법령 및 제도가 마련되어 운영되고 있다. 주요 내용으로는 미술품 거래 시 발생하는 차익에 대한 과세, 미술품의 유통 및 감정 과정에 대한 규제, 그리고 미술계 내 공정한 거래 관행 정착을 위한 표준계약서 도입 등이 있다.
이러한 법적 장치들은 미술품 거래의 투명성을 확보하고, 미술품이 탈세 등 불법적인 수단으로 악용되는 것을 방지하며, 작가와 화랑, 소장가 등 미술시장 참여자들의 권익을 보호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대표적인 예로 소득세법에 따른 미술품 양도차익 과세 제도, 「미술품의 유통 및 감정에 관한 법률」, 그리고 문화체육관광부가 고시한 미술분야 표준계약서 등이 있다. 각 제도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하위 항목에서 자세히 다룬다.
8. 1. 미술품 양도차익 과세 제도
1990년 정부는 미술품 양도세를 법제화했으나, 미술 시장 위축을 우려하는 미술계 등의 반발로 인해 23년간 시행이 유예되었다. 이후 2013년 1월 1일부터 소득세법에 따라 개인의 미술품 양도 차익에 대한 소득세 부과가 시작되었다.미술품 양도세 도입은 다음과 같은 긍정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 미술품 거래의 투명성 확보
- 고가 미술품 거래 비과세에 대한 일반 국민의 부정적 인식 개선
- 미술품이 비자금 조성, 상속, 증여, 뇌물 등 탈세 수단으로 악용되는 폐단 개선
- 생존 작가 작품의 유통 시장 확대 및 거래 내역 공개를 통한 위작 문제 감소
반면, 다음과 같은 부정적인 영향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 공개 시장의 위축과 음성 거래 증가
- 개인의 미술품 거래 위축
- 대형 화랑(갤러리)의 운영 여건 악화로 인한 전시회 축소
- 작품 소장처의 작품 은폐 우려
- 문화산업 및 관련 콘텐츠 산업의 대외 경쟁력 약화 및 해외 작품 구입 증가
해외의 경우,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주요 선진국에서는 비교적 일찍부터 미술품 양도소득세를 시행하여 작품 거래로 발생한 매매 차익에 대해 보유 기간에 따라 차등 세율을 적용하여 세금을 징수하고 있다. 반면 싱가포르, 홍콩, 뉴질랜드 등은 양도세를 부과하지 않으며, 선진국 중에서도 스위스 등 일부 국가는 양도세를 시행하지 않고 있다.[34]
8. 2. 미술품의 유통 및 감정에 관한 법률
2017년 12월 26일 국무회의에서 「미술품의 유통 및 감정에 관한 법률」 제정안이 의결되었다.[35]기존에는 세무서에 개인사업자 신고만 하면 미술품 유통업을 할 수 있었으나,[36] 이 법률이 시행되면 경매업은 허가제, 화랑업과 감정업은 등록제로 운영된다. 기타 미술품 판매업은 신고제로 운영된다. 미술품을 유통하는 사업자는 계약서와 미술품 보증서를 작성하여 구매자에게 의무적으로 발급해야 하며, 자신이 유통시킨 미술품의 내역을 관리할 책임이 있다.
특히 경매업자는 낙찰가와 경락대금을 보고하고 공시해야 한다. 또한 자신의 경매(자사경매)에 직접 참여할 수 없으며, 이해관계자가 참여하는 경매에 대해서는 사전에 공지할 의무를 지닌다. 감정업자는 표준감정서를 사용해야 하며, 자신과 이해관계가 있는 미술품에 대한 감정을 할 수 없다. 허위 감정서를 발급할 경우 처벌을 받게 된다.
위작 문제에 대한 처벌 규정도 마련되었다. 위작 제작을 목적으로 미술품을 보관하거나 소지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위작을 직접 제작하거나 유통한 사람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받게 된다.
한편, 2016년 법률 제안 초기부터 주요 쟁점이었던 화랑과 경매회사의 겸업 금지, 거래명세 신고제, 감정사 자격제도 도입 등은 최종 법안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이 법률은 2020년에 시행될 예정이었다.[37]
8. 3. 미술분야 표준계약서 고시
미술 분야에서는 작품 판매대금 미지급, 위탁판매 사기, 전시 제작비 또는 저작권 관련 소송 등 다양한 분쟁이 발생해도, 계약서가 없어 증빙이 어렵고 문제 해결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았다.[38]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문화체육관광부는 미술 분야 표준계약서 11종을 마련하여 2019년 3월 12일 고시로 제정하고 시행에 들어갔다.[38]마련된 표준계약서의 종류는 다음과 같다.
| 번호 | 계약 내용 |
|---|---|
| 1 | 작가와 화랑 간의 전시 및 판매위탁 계약서 |
| 2 | 작가와 화랑 간의 전속계약서 |
| 3 | 작가와 화랑 등 간의 판매위탁 계약서 |
| 4 | 소장자와 화랑 등 간의 판매위탁 계약서 |
| 5 | 매수인과 화랑 등 간의 매매계약서 |
| 6 | 매수인과 작가 등 간의 매매계약서 |
| 7 | 작가와 미술관 등 간의 전시계약서 |
| 8 | 독립 전시기획자와 미술관 등 간의 전시기획계약서 |
| 9 | 대관계약서 |
| 10 | 작가와 모델 간의 모델계약서 |
| 11 | 건축물 미술작품 제작계약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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